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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드웨어 구입시 조심해야 하는 부분

도스/윈도95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강력한 유닉스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고가의 유닉스 또는 매킨토시와 같이 제한된 특수 하드웨어에서 작동하는 경우 와 달리 주로 도스/윈도95가 운영체계로 사용되고 있는 인텔 기반의 시스템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루헤아릴 수 조차 없는 각종 하드웨어의 범람으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CPU야 물론 인텔을 비롯하여 AMD, 사이릭스 등 몇몇 업체 제품 말고는 만들어낼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별 상관없지만 마더보드부터 시작하여 비디오 카드, 사운드 카드, 하드디스크, CD롬 드라이브, SCSI 어댑터, 이서네트 카드등 모든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특정 운영체계에 대한 호환제품들이 많다.

이런 다양함 때문에 자원자의 노력과 성과로만 이루어질 뿐 아직도 어떤 하드웨어 업체로부터 기술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리눅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일반 PC세계로 들어 와 고가 장치들은 물론 저가 장치들까지 하나하나 정복해나가는 리눅스는 이전의 PC 유닉스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혼돈의 세계에서 끝없는 투쟁을 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성공적인 데뷔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PC 유닉스들은 고가의 SCSI 장비들만을 지원하고 저가 IDE 장치 또는 멀티미디어 장비에 대한 지원이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빈약한 상태였다.

따라서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층은 매우 협소했다. 개인용 PC에서나 쓰이는 IDE 장치들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 리눅스의 숙명이 아닐까? 리눅스는 상당히 낙후된 시스템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는 매력이 있다. 하지만 리눅스는 완전한 멀티태스킹 그리고 멀티유저용 운영체계이므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1 상식적인 내용

리눅스는 386 SX 이상에서 운영될 수 있다. 486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지만 그 어느 PC 운영체계보다도 586, 펜티엄 프로 등의 고급 기종에서는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서버 머신을 꾸미는 것이라면 당연히 프로세서는 빠를수록, 램은 많을수록 만족감이 크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2.2 메인보드는 유명한 것으로 구입하자

저가의 하드웨어에서도 잘 운영되지만 리눅스는 시스템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므로 일반 PC 운영체계에서는 감지할 수 없는 하드웨어적 오류에 민감하다. 따라서 보드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쓰고 많은 테스트를 거쳐서 커다란 오류가 없다고 소문난 것을 구입하기 바란다. 밑바탕이 나쁘면 아무리 좋은 주변장치도 소용없지 않은가?

리눅스는 전세계의 자원 봉사자 해커들에 의해 발전되는 운영체계이다. 따라서 구입한 하드웨어에 대한 공식적인 드라이버 같은 것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하드웨어 업체들은 거의 대부분 도스/윈도95 정도의 드라이버만을 제작해서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2.3 구관이 명관

구관이 명관이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제품이 나올 때마다 재빨리 최신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자 한다. 새롭게 도입된 기술로 인해 아주 커다란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초기에 무턱대고 구입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컴퓨터 세계에 있어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맨 처음 나온 버전에는 항상 수많은 버그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통 일정 시간이 지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아무 말없이 개선된 버전의 하드웨어가 나오므로 섣불리 베타테스터(?)를 자청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서버로 사용될 것이라면 더더욱 구관이 명관이다. 너무 오래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최신도 아닌 것으로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라. 보통은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이 나오면 아주 쓸만한 구기종 하드웨어도 가격이 하락하므로 알뜰한 구매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여러분의 컴퓨터를 테스트용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면 여유를 가지고 업그레이드하라. 절대 신제품 광신자가 되지 말라. 특히 리눅스는 항상 신제품보다 구제품에 대한 지원을 잘한다는 것을 상기하라.

2.4 범용 하드웨어를 구입하라.

범용 하드웨어를 구입하라. 이것은 리눅스 말고도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구입하는데 있어 요령이다. 많은 제품들이 “이것은 윈도 95만을 위해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라는 스티커를 자랑스럽게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이제는 식상해질 때도 되었다. 그 스티커를 안붙이고 나오는 제품도 있던가? 여러분이 특히 여러 운영체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제품에 유닉스에서도 잘 운영된다는 표시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라. 또는 안전하게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 제품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많으면 항의할 때도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리눅스는 아직도 ‘플러그 앤 플레이’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개발 버전의 커널에서 PnP에 대한 운영체계 차원의 지원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아직(현재 2.1.26) 현실화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미 관심을 갖는 몇몇 리눅서들의 그룹이 PnP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므로 개발 버전의 패치 번호가 높아지고 어느 순간에 우리를 깜짝 놀래키며 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방법들이 몇 가지 제시되고 있고 그 방법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2.5 PnP하드웨어는 피한다.

최대한 PnP 하드웨어는 구입하지 않는다.

PnP 하드웨어라 할 지라도 최소한 도스용 설정 프로그램이 들어있어서 PnP 기능을 없애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쓸데 없이 PnP 모뎀 같은 것은 구입하지 않는다. 수동 설정이 가능한 제품을 구입하라. 여러분의 시스템에 PnP 하드웨어가 있는 만큼 리눅스에서는 그 고민도 크다. 리눅스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IRQ, 주소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주변 장치 사이의 충돌이 없도록 자기 스스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PnP로 나온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품질 차이는 없다. 물론 PnP 하드웨어를 구입했다고 해서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가 한 가지 이상의 해결책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리눅스이기 때문에……

2.6 리눅스와 통합형 하드웨어

통합형이라는 이름의 하드웨어는 아직도 리눅스에서 금물이다. 통합형 하드웨어가 목표하는 바는 뚜렷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통합형 보드들이 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보고는 없다. 모뎀과 사운드 카드같은 주변 장치가 통합되어 있고 그 장치를 쓰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 보드에 관계되는 도스/윈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특정 시그널을 보드에 전달해야만 하는 보드들은 절대 금물이다. 비디오 카드 내장형 또한 그렇다. 이런 비디오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여러분은 리눅스에서 X 윈도 보는 것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언제나 교체 가능한 전통적인 방식의 하드웨어를 권한다. 모뎀의 속도가 빠르길 원하면 모뎀 카드를 교체할 수 있어야 하고 비디오 카드가 마음에 안들면 다른 것으로 언제든 교체 가능해야 한다. 사운드 카드는 특히 멀티미디어 장비이므로 여러분의 마음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2.7 대기업 완성제품은 피하라

대기업 완성제품을 구입하지 말라.

대기업 제품 = '좋은 제품','조립 제품' = '나쁜 제품'이라는 등식은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기업 제품들은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하여 서비스료가 포함되어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실제 보드나 모뎀, 사운드 카드들은 저가의 호환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기업 제품치고 당당하게 “사운드 블라스터 카드를 장착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보았는가? 광고문을 잘 보면 ‘사운드 블라스터 호환’ 카드라고 조그맣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기업 제품은 선전을 통해 오로지 ‘인텔 펜티엄 오리지널 프로세서’를 달았다는 사실만을 강조하고 “윈도95용으로만 잘됩니다”라는 조그만 표를 붙이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고만 할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 CPU만큼 중요한 보드에 어떤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지 알고 있는가?

선전에만 현혹되지 말라. 리눅스, X 윈도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바로 대기업 제품 사용자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까다로운 성격으로 인해 보드부터 시작해서 모든 제품을 유명 회사 안정 제품으로 구입하여 결과적으로 대기업 완성제품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되었다. 여러분이 구입한 제품에 대한 회사명과 모델명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컴퓨터 업계에 있어 대기업 제품이라고 해보았자 ‘이름이 잘 알려진 조립회사’일 뿐이다. 그들이 직접 만드는 제품이라고는 컴퓨터 운영에 결정적이지 않은 몇 가지 주변기기일 뿐이다.

2.8 국내 리눅스 배포판의 문제점들

마지막으로 리눅스 배포판에 대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리눅스의 열기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리눅스를 입문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리눅스 배포판 문제에 대하여 주의할 것이 있다.

최대한 최신 배포판을 설치하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배포판의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분이 처음 리눅스를 설치하는 것이라면 절대 이 배포판 버전 이하는 설치하지 말라! 시중에 나온 책들 대부분은 슬랙웨어 3.0을 부록 CD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슬랙웨어 2.3버전까지 남아있다. 아직까지 레드햇 배포판을 부록 CD로 제공하는 책은 잘 모르겠으나 기껏해야 레드햇 3.0.3 버전이 들어있을 것이며 아직 데비안 부록 CD를 제공하는 단행본은 없다. 새롭게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부록으로 들어있는 CD 배포판의 버전을 확인하기 바란다. 위에서 말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CD를 갖고 있는 책에 대해서는 구입을 권하 지 않는다. 아니면 잡지사에서 받은 최신 CD로 설치하되 책은 그 내용만 참고하라.

아직까지도 표준적인 배포판이라고 할 수 있는 슬랙웨어를 기준으로 할 때 3.0 버전과 3.1 버전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커널 버전 1.2/1.3과 커널 버전 2.0의 차이이므로 배포판 버전이 0.1 차이 난다고는 하지만 하드웨어 인식 문제에 있어 아주 큰 차이점을 보여준다. 예전에 슬랙웨어 3.0으로 크게 고생한 사람들이라면 슬랙웨어 3.1로는 아무 어려움없이 설치할 수 있다. 배포판의 선택, 이것은 리눅스를 처음 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작년 9월에 프로그램세계를 통해 배포된 알짜웨어는 슬랙웨어 3.1 배포판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올해 1월에 나간 배포판은 레드햇 4.0 배포판이다. 둘 다 알짜웨어 제작팀의 한글화 작업이 들어간 것이다. 그동안 슬랙웨어는 아무 소리 없이 배포판 버전 3.1은 바꾸지 않은 채 FTP 사이트에서 업데이트되어 있다. 그리고 레드햇 배포판의 경우에는 초기 4.0 배포판의 문제들을 해결한 새로운 버전의 배포판 레드햇 4.1 Vanderbilt가 나와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배포판은 최신 배포판을 쓰라. 특히 커널 2.0이라는 획기적인 커널 버전을 토대로 건설한 슬랙웨어 3.1, 레드햇 4.0, 데비안 배포판 1.1 이상은 필수이다. 버전이 낮은 배포판을 가지고 하드웨어 인식에 쓸 데 없는 시간을 보내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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