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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을 마치면서

여기에 적은 내용은 리눅스를 오래 사용해 보았거나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느끼고 있는 점을 한 데 모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리눅스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많은 초보 리눅서들이 하드웨어의 문제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윈도 95에서만큼은 잘 돌아갑니다”라는 문구를 이 곳 저 곳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제는 어떤 하드웨어에 윈도 95와 같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서 잘 돌아간다는 문구가 없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처음 몇 개의 제품들이 잘난 척 하며 문구를 달고 나와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니터부터 시작해서 케이스에 온통 붙어있는 무의미한 문구는 떼내고 싶다.

‘윈도95 인증 마크’는“우리 하드웨어는 윈도 95 정도에서는 오류를 발견하기 힘듭니다”라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리눅스와 같은 유닉스 시스템은 우리가 발견하기 힘든 자그마한 하드웨어적 오류도 쉽게 드러나게 만들어준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던 문제도 최고의 램 테스터기인 gcc를 돌리면 여러분의 시스템이 사실 얼마나 불안한 시스템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공포의 시그널 11 번’을 받고 커널 컴파 일에 실패하고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서 끙끙거리던 적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만약 여러분의 하드웨어가 최고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가졌다고 자신한다면 리눅스에서 테스트한 결과를 밝히고 오류없이 서버로 운영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리눅스 인증’이라는 문구로 리눅서들에게 답하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종종 OS/2, 유닉스에 서 잘 운영된다는 표시를 달고 있는 보드를 볼 때마다 흐믓하며 그러한 보드만을 구입한다. 필자의 컴퓨터는 정전이 아닌 이상 한 달 내내 끝없이 돌아가면 서 단 한 번의 오류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쟁력 재고와 상품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리눅스 인증’ 마크를 생각해보자. 여러분의 하드웨어가 ‘리눅스 인증’을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 구입자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사용자라 할 지라도 그 제품을 믿을 수 있지 않을까? 마크를 붙일 수 있는 공간을 얼마든지 남아 있지 않은가?

끝으로 전세계에서 밤을 새며 공개되지 않은 하드웨어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수많은 커널 해커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이 뜬 눈으로 지샌 밤으로 인해 우리가 원하는 도전을 그 토대 위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욕심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커널 해커들이 나와서 전세계의 리눅서들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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