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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세미나

제주대학교 컴퓨터 교육과 전시회 및 세미나 소식


이 글은 리눅스매거진 2002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만용(리눅스코리아 CTO)씨와의 인터뷰가 실려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 달 객원 리포트 중 제주 지역에 관한 소식을 전하지 못한 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아시다시피 리눅스 엑스포로 리매의 마감 일이 짧아진 탓에 객원 기자 중 가장 게으른 본 기자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지만 대신 이번 달 알차고 재미있는 제주지역 소식을 전하니 너그럽게 용서해주기 바란다.

11월 15일 ~ 16일 사이 제주도 청소년 수련원 전시장에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컴퓨터 교육과 주최 전시회 및 세미나가 있었다. 취재는 16일에 이루어졌다.

전시회 풍경 스케치


미래의 교사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전시회였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하면 일방적으로 마우스를 클릭하며 따라하기가 전부인 CAI (Computer Assisted Instruction) 만을 생각했지만 네트웍을 통한 학습자 관리 시스템, 협동 학습 시스템, 웹을 통한 문제은행 시스템, 멀티미디어 요소가 가미된 전자교재 같은 Computer Management System을 선보였으며 웹 상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도구, 게임을 통한 학습 도구, 프로젝션 개발 도구, C언어 학습을 웹에서 실현해보는 프로그램 등 학습자의 학습을 도울 수 있는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외에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J2ME 플랫폼을 활용한 핸드폰 용 E-book Reader, 무료 계정을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들의 계정들을 하나로 묶어주어 용량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 같은 재미있는 전시물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전시장 내에 인터넷 회선이 들어오지 않아서 몇 가지 작품들이 본래의 제작 의도와 조금 다른 형태로 바뀌어 전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버 머신으로서 리눅스가 있었기에 몇몇 작품들의 전시가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주 대학교와 전시장간에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서버 머신은 대학교에 두고 프로그램들을 전시회장에서 운영했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또한 리눅스 관련 컨텐츠로서 LVS를 이용한 웹 서버 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으나 프로젝트 진행과정 및 시간 관계상, 머신을 이동하는 문제 등으로 전시되지 못했다는 점 역시 리매 기자로서 매우 안타까웠다.

단순히 저작도구를 사용해서 손쉽게 만들어낸 작품들이 아니라 1년여의 프로젝트 기간동안 프로젝트 단위의 개발자들이 팀을 이루어 서로 기획하고 직접 코딩하여 고생 끝에 만들어낸 작품들이라는 것, 자기가 만든 작품에 대해 긍지를 갖고 하나 하나 차분히 설명해 주는 모습에서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본 기자 역시 즐겁게 전시회를 둘러 볼 수 있었음은 당연하다. 아울러 본 기자의 실수로 전시회장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오지 못해서 정말 유감이다. 사진을 찍는 것을 잊은 것이 아니라 스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를 부주의로 그만 고장내는 바람에... 이런... 기자의 자질의 의심스럽지 않은가?

아래에 컴퓨터 교육과 학생 회장님과의 (박민희, 00학번) 인터뷰를 싣는다.

Q : 전시회의 전체 테마는 무엇인가?

A : 학습에 필요한 각종 도구 및 효율적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해서 전시회를 기획하였다.

Q : 전시회는 연중행사인가?

A : 그렇다. 컴퓨터 교육과가 7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빠르게 발전해 왔다고 생각한다.

Q : 전시회 준비 기간은?

A : 1년여 정도

Q : 전시회를 위해 준비한 Study 및 활동 내역을 말해달라.

A : 3학년 위주로 팀 프로젝트가 이루어졌다. 각 팀마다 우선 프로젝트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보고 팀원들이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한 뒤 전체적으로 종합했다. 코딩은 10월경부터 시작했으며 사실 프로젝트를 구상하거나 실제 코딩하는 작업보다 전체적으로 종합하는 데서 어려움을 겪었다.

Q : 전시회 작품들 중에서 J2ME 플랫폼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도 선보였는데 사범 대학이 아닌 공대 커리큘럼이라도 이수하는가?

A : 사실 컴퓨터 교육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어렵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얻는 것 역시 더 많다고 생각한다.

Q : 마지막으로 컴퓨터 교육과 학생회장으로서 ‘컴퓨터로 교육하기’와 ‘컴퓨터를 통해 교육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컴퓨터 교육과가 지향해야할 내용은 어떤 방향이라고 생각하는가?

A : 당연히 둘 다 해야할 일일 것이다. 학습에 있어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은 현대인의 기초 소양으로서 가져야할 기본 지식이며 컴퓨터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는 것 역시 컴퓨터를 통해 우리가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학문으로서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훈 교수, 이만용 CTO 강연


2시부터 세미나가 있었다. 우선 ‘교육대학교에서의 컴퓨터 교육’이라는 주제로 제주교육대학교 김종훈 교수님의 강연이 있었다. 현재 교육 대학교에서의 컴퓨터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생각해 보는 자리였다. ‘교육정보화사업’으로 얘기되는 정부의 컴퓨터 교육 필수화 정책에 부응하지 못하는 교육대학교 컴퓨터 교육과정간의 괴리로 인한 문제점과 - 컴퓨터 교육과 관련하여 전문 커리큘럼의 부재, 관련 시 수의 부족 등의 문제 -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 양성 기관 내에서 컴퓨터 관련 수업 시 수를 확대하고 최종적으로는 초, 중등학교에서는 ‘컴퓨터’가 하나의 독립교과로서 지정되어야 하며 컴퓨터의 원리와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강연이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리눅스 코리아의 이만용 기술이사님의 강연이 있었다. ‘지금은 기본을 생각할 때’라는 주제에 ‘How to be a happy Computer Scientist & Programmer'라는 부제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자질 및 방법 등에 대한 강연이었다. Larry Wall의 프로그래머의 덕목을 인용하여 프로그래머 및 컴퓨터 과학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생각해 보고 프로그래머로서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지 짧은 시간이나마 현재, 우리의 상태를 점검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 그의 표현에 따르자면 굉장히 시니컬한 강연이었지만 - 본 기자는 기술이사라는 직책이 느껴지지 않는 동네 형 같은 친숙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머로서 자유로운 사고와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이것을 배우고, 이것을 익혀야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 해쳐나갈 수 있다는 식의 강연이 아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열정에 희생되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반성할 수 있는 계기로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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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지금은 기본을 생각할 때’, 리눅스 코리아 이만용 기술 이사

세미나를 마치고 다행히 이만용 이사님과 인터뷰를 할 시간이 있었다. 지면을 통하여 다시 한번 시간을 내주신 이사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Q : 근황은 어떤지, 제주에 오게된 계기는?

A : 현재 리눅스 코리아에서 무선 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제주대학교 컴퓨터 교육과 박찬정 교수님의 초청에 응해 오게 되었다. 지방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라 더욱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는 세미나 같은 기회가 많은 반면 그 외 지역에서 더 배움에 목말라 하는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Q : 자주 듣는 질문이겠지만, 요즘 리눅스 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 역시 이미 예견된 사실일 뿐이다. 리눅스로 무엇을 한다는 전문성이 사라짐으로서 거품을 걷어내는 과정에 불과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눅스 코리아가 진행중인 무선 랜 프로젝트, 미지리서치의 임베디드 프로젝트 같이 차별화된 리눅스 비즈니스가 아니고서는 리눅스 기업이 더 이상 발붙일 곳은 없다.

Q : 특히 애착을 갖는 파이썬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다. 파이썬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A : 아나콘다가 - 리눅스 설치 프로그램 - 파이썬으로 만들어진 것을 아는가? 그것도 단 10줄도 안 되는 코딩으로서 구현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 C를 알던 지식으로서 한번도 배우지 않았던 파이썬의 코딩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프로그래밍 언어의 패러다임은 결국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파이썬은 굉장히 ‘너저분하지 않은’, ‘깨끗한’ 기능 지향적 언어라고 생각한다.

Q : 파이썬을 배우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A : 딱히 제시할 것은 없다. 국내에 출판된 파이썬 서적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10권 정도가 파이썬 서적의 전부라고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미나에서 직접 추천해주신 파이썬을 공부할 만한 사이트는 http://www.python.org - 영어, http://www.python.or.kr -한국어 이다.)

Q : 직접 파이썬 관련 서적을 출간할 계획은 없는가?

A : 일단 집필에 할애할 마땅한 시간이 없다. 또한 책을 쓰더라도 남이 쓴 책의 내용을 고스란히 다시 쓰는, 그런 비생산적인 일은 하고 싶지 않다. 혹 시간이 지난 후에 책을 쓰게 된다면 좀 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존의 서적과 다른 스타일의 책을 쓰고 싶다.

Q :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 보다 유닉스 및 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KLDP에서 논란이 되었던 포럼 주제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질의 내용에 포함하였다.)

A : 시장 크기 상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하다. 단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컴포넌트를 조합하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로서의 한계라고 생각한다면 시스템 프로그래머는 보다 원리에 가까운, 컴퓨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컴퓨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실제 어셈블리어가 현대의 시스템 프로그래밍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를 이해한다는 맥락에서 배워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Q : 제주도 같은 경우 지역적 한계로 인해 전국 LUG 세미나 같은 곳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러한 교육의 부재를 독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 사실 거대한 세미나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 세미나를 통해 무언가 배우거나, 해내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큰 행사를 치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야말로 경계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세미나를 통한 산출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배웠다는, 머릿속에 남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지방 나름대로 소규모 단위의 세미나가 효율적일 수 있는 이유는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규모의 세미나일지라도 자주 여는 것, 세미나 내용 자체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 마지막으로 제주지역 리눅스 유저 및 프로그래머 지망생들을 위해 한마디.

A : ‘절대 머리 좋은 사람은 성실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직접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성실한 사람 역시 재미에 푹 빠져 일에 미쳐버린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리눅스를 사랑하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은 우리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유로운 마음일 것이다. ‘오늘은 이 책을 봐야해’, ‘오늘은 이 언어를 공부해야해’하는 강박관념과 욕심을 버리고 현명하게 행동할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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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이만용 기술 이사와 한 컷, 생애에 존경하는 인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사실 본 기자가 리눅스를 처음 접하게 만든 장본인이자, 본 가지가 존경하는 인물 5위안에 랭크되어 있는 분이라 무척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뷰 전에 이사님이 직접 쓰신 ‘한글 리눅스 알짜 레드햇 5.2 BiBle’, 권순선님과 함께 번역하신 ‘러닝 리눅스’에 친필 사인을 받았다. (Happy Linux, Happy Programming 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더불어 본 기자의 졸 저 ‘레드햇 리눅스 7.2 네트워크 & 웹 서버 무작정 따라하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이사님의 홈페이지 주소는 http://people.linuxkorea.co.kr/~yong 로 개인적인 팬으로서 한동안 뜸했던 홈페이지 업데이트를 부탁했으니 독자 여러분들도 꼭 한번씩 방문해 보기 바란다.

내년에는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기사로 독자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 지역 리눅스 관련 소식이 있는 곳이라면 본 기자,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으니 아무리 조그만 리눅스 관련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하더라도 위 주소로 신고해 주시길, 독자 여러분께 부탁드리는 바이다. 그럼 내년 1월까지 모두들 Happy Linux and Happy Progra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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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04-12-30 13: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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