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름부터 풀이하자면 Z Object Publishing Environment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객체(웹 문서나 웹 어플리케이션등)을 네트웍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입니다. 하필 ZOPE로 이름을 정한 이유는 1998년말에 4글자로 된 최상위 도메인명 중에서 비어있는 것을 그것 밖에 찾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 원칙적으로 약어니까 ZOPE라고 써야 바른 표기법일 터이지만 이미 보통명사화되고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걍 zope라고 쓰겠습니다.
zope는 기본적인 쓸모는 웹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간결한 게시판(예: ZinK 게시판 )에서 극도로 복잡한 보안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하는 웹 어플리케이션 사이트(예: MedcastWeb )까지 각자의 취향과 기술수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적 HTML 페이지가 필요없을 경우에도 zope를 이용하면 타자수를 팍 줄일 수 있습니다. 일관된 외양을 갖춘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각종 point-and-click 프로그램들이 뱉어내는 지저분한 HTML코드를 참아 주어야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zope를 쓸모 있게 사용하기 위해 전문가(guru)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HTML코드를 읽을 줄만 알면 금방 zope를 활용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능숙해진 다음에는 인생이 편안해집니다!
당근이지요. 게다가 제약 조건이 거의 없습니다. zope를 기반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배포할 때는 문서에 zope를 사용했다는 것을 밝힐 것, 그리고 zope나 개발사인 Digital Creaion사의 이름을 함부로 광고에 사용하지 말 것 정도 입니다. zope를 이용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zope 버튼을 달아주면 고맙고 아니면 할 수 없지 뭐라는 태도입니다.
설치 외에 거의 모든 작업을 브라우저만 갖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FTP와 HTTP 그리고 HTTP에 기반한 Web-DAV, XML-RPC, SOAP등 표준 프로토콜을 제대로 지원하는 도구들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KFM이나 emacs를 떠나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로 원한다면 Office 2000 같은 Microsoft의 도구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zope는 마치 커다란 cgi프로그램인양 사용할 수도 있고, 완전히 독자적인 HTTP/FTP 서버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Apache와 잘 통합되며 Roxen이나 iPlanet(aka Netscape)사 및 Microsoft사의 웹 서버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XML데이터를 쉽게 읽어오고 기존의 데이터를 XML로 잘 뱉어 냅니다. 굳이 웹페이지를 통하지 않고서도 XML을 이해하는 다른 서버 프로그램들과 쉽게 연동할 수 있습니다. 또 몇 줄만 바꾸면 HTML페이지를 WML페이지로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표준 프로토콜만 지키면 zope 사이트와 다른 사이트 간의 컨텐트 공유가 간단합니다. 한 zope 사이트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과 작업 내용을 다른 zope사이트로 뭉텅이째 옮기는 것도 쉽습니다. 관계형 DB에 저장된 데이터를 그대로 이용할 수도 있고, 그 데이터로부터 새로운 객체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쉽습니다. 또한 웹 디자이너와 웹 어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상대방의 작업을 방해않고 편리하게 협력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이트 관리를 부분별로 필요한 만큼만의 권한만 주어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
한 줌도 안되는 일부 모듈을 제외하면, zope는 가장 간결하고 배우기 쉽고 이식성이 높은 언어인 파이썬으로 쓰여졌습니다. 따라서 zope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 보고, 필요한 대로 고쳐 쓰는 일이 무척 쉽습니다.
그래서 컴퓨터만 있으면 자꾸 '할 일/하고 싶은 일'이 생깁니다. 가정생활/연애전선에 치명적입니다.
아직 파이썬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zope는 속도 위주로 최적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파치보다 절대로 느립니다! 시간당 히트수가 3 4만(하루 1백만 히트급)을 넘어가면 구형 PC(펜티엄 133, RAM 32MB)로 사이트을 운영할 생각은 확실히 버려야 합니다. 참고로 www.zope.org 사이트(당연히 zope로 운영됩니다)는 1200달러 이하의 PC로 하루 2백만 히트까지 견딘다고 합니다. 하지만 www.zope.org 사이트 운영진 만큼 잘 운영하려면 경험이 많아야 할 것 같습니다.